조각난 거울로 다시태어난 멸종 동물들 - 김도훈 개인展

기사입력 2012.02.27 10:57 조회수 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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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ke deer. stainless steel 200x140x270cm, 2011

2월 22일부터 2월 27일간 가나아트스페이스 1층에서 전시된 김도훈의 첫번째 개인전에서 그는 종이처럼 가느다란 스테인레스 띠를 수 없이 엇겨서, 얽히고 설킨 표면을 만들어 작품을 만든다. 다양한 각도에서 빛나는 그의 작품은 정교하고 엄청난 노동 강도를 통해 형성된다. 조각상을 바라보는 관객들도 상이 배경으로 하고 있는 풍경도 여러 겹의 층을 가지는 그 금속 피부 위에서는 잘게 찢기고 만다. 지상에 든든하게 서 있는 기념비적 조각상들과는 달리, 그것들은 마치 깨진 거울 조각들이 모여 만들어진 듯 취약해 보이다. 깨진 거울의 이미지는 부변을 반사하는 입체 거울의 역할을 수행하지만, 그 반사는 온전한 통합 상이 아니라 해체를 야기한다.

김도훈의 인간을 포함한 동물상은 일정한 크기의 금속판으로 구성된 고도의 인공성이 두드러지긴 하지만 구조적인 명에서는 군복을 입은 군인처럼 늘 한 한계조건 속에서 생존해야 하는 종들에 보편적인 의태의 생태학이 있다. 실내에서 조명을 받으면 조각상들은 주변공간으로 확장되는 시각효과를 낳는다. 이러한 효과는 개체가 생성 또는 소멸하는 단계의 원소적 차원을 가시화한다.

▲ face. stainless steel 145x114x10cm, 2011


그가 만든것은 사슴, 도마뱀 북극곰 같이 멸종 위기의 생물로서 생멸의 경계위에서 위태롭게 살아가는 종들이다. 멸종 위기 종의 작품에 자화상 또한 끼워 넣은 것은 불안한 현실속에서 살아가는 작가로서의 자의식 또한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자화상은 빈 동공에 안면만 표현하여 가면 같은 모습을 띈다.  그의 자화상은 성이나 인종 등을 넘어서 보다 원초적인 인간의 특징이 강조되고 있으며 동시에 껍데기들로만 층층이 싸여 있는 본질 부재의 인간상을 보여준다. 이러한 방식은 휴머니즘에 바탕하는 친근한 인간상을 낯설게 만들어 준다.

▲ 좌) deer.stainless steel 90x30x105cm, 2011 우) polar bear. stainless steel 122x66x8cm, 2011


제주대학교 인문대학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성신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조소전공을 수료한 그의 작품에서는 대학교 시절 아름다운 천연의 도시 제주도에서 보여준 자연을 동경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담겨져 있다.

사라져가는 모든 생물들을 바라보면서 자연을 지배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을 서슴없이 작품에서 비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러한 그물망적 시각이 내표된 김도훈의 작품은 결국 자연파괴에서 벌어지는 모든 현상들이 인간에게도 되돌아오는 폭력을 낳는 가상을 깨고 그것들을 하나로 규합하려고 하는 의지가 숨겨져 있는 것이다.



[오창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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