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진용 개인전 ≪걷는 식물≫,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개최

기사입력 2024.04.04 17:26 조회수 15,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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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센터 화이트블럭(대표 이수문)에서 4월 12일부터 범진용 작가의 개인전 ≪걷는 식물≫을 개최한다. 화이트블럭은 2009년부터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에서 ‘스튜디오 화이트블럭’이라는 이름으로 국내 시각예술가에게 작업실을 지원해 왔다. 그렇게 약 9년간 16명의 작가에게 공간을 제공한 후 2018년부터는 새로이 ‘화이트블럭 천안창작촌’라는 명칭으로 천안 광덕면에 이전 개관하였다. 천안창작촌은 16개의 작업실을 갖추고 2년 동안 작업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면서 현재까지 63 명의 작가를 후원하고 있다.


아트센터 화이트블럭의 작가 지원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입주작가의 후속 활동으로까지 이어진다. 미술관에서 2019년부터 시행한 입주작가 개인전 지원은 가장 적극적으로 작가의 활동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한지석(2019), 김건일(2020), 제이미 리(2021), 임승천(2023)에 이어 올해는 6기 입주작가로 활동했던 범진용을 초대하여 전시를 개최한다.


범진용(b.1977)은 세상을 면밀하게 관찰하여 그리는 작가이다. 버려진 풍경과 이름 모를 잡초의 생명력을 담아내던 그는 최근 주변인이 등장하는 기억에 초점을 맞춰 세계를 확장하고 있다. 작품에서는 쉽게 휘발되거나 얽히는 기억의 속성을 반영하듯 다소 가벼운 표면과 추상적인 형상으로의 변화를 보여준다. 


전시명 ≪걷는 식물≫은 삶의 흐름에 따라 이주하는 작가 자신이 마치 걸어 다니는 식물과도 같다 하여 붙인 제목이다. 이번 전시에서 공개되는 그림들은 이주의 과정에서 마주했던 다양한 풍경과 사람에 대한 기억을 담고 있다. 전시는 ‘인물’ 시리즈와 ‘풍경’ 시리즈로 구성되어 대형 신작을 포함한 회화 40여 점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범진용의 ‘인물’ 시리즈는 소중한 이에 대한 부재와 애도의 기억을 바탕으로 시작되었으며 주로 주변인들을 대상으로 삼는다. 작가의 심경은 시리즈의 초기작이기도 한 <까마귀 꽃밭>(2020)의 짙고 어두운 색채와 거친 붓질에도 투영된다. 이어지는 그림에서는 홀로 선 인물들이 모호한 얼굴을 한 채 걷고, 춤추며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시간에 대한 그리움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작품에서는 실험적인 시도를 함께 엿볼 수 있다. 6명의 인물이 식사하는 장면을 담은 <인물>(2023)은 각기 다른 날과 장소에서의 기억을 결합하여 그린 것으로 지인들과 함께한 시간과 공간을 다층적으로 교차하고자 한 것이다. 대형 캔버스 천에 그린 <취한 밤>(2023) 역시 어느 밤의 기억 위에 무의식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들을 쌓아 올린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작업 과정은 초현실주의자들이 자주 사용했던 무의식적인 표현 기법인 자동기술법(automatisme)에 가까운 느낌을 준다. 아마 작업 중 의도적으로 주변인에게 사진을 받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것이 아닌 기억을 혼합하고 되새기던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기억과 기억을 혼합하려는 시도는 ‘풍경’ 시리즈에도 다시 고스란히 반영되어 이전보다 훨씬 환상적인 화면이 완성될 수 있게 해주었다.


우리는 모두 과거의 기억을 품고 이따금 그 특별한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이번에 공개되는 그림들 속에는 작가가 그날 그 순간의 기억에 대해 지난 4년간 고민해 온 흔적이 담겨있다. 얽히고설킨 기억을 한 화면에 담아내는 범진용의 그림 속에서 각자의 경로를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경기도와 파주시가 지원하는 ‘2024년 박물관 · 미술관 지원사업’에 선정된 이번 전시는 휴관일 없이 7월 14일까지 이어진다. 오프닝 행사는 4월 19일(금) 오후 4시에 열리며, 전시 기간에도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전연령을 대상으로 한 다채로운 연계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화이트블럭 공식 홈페이지(www.whiteblock.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작품보러가기

[강성남 기자 ggartdail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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