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순 개인전 - 갤러리 미래 오는 8일까지 전시

기사입력 2022.11.01 13:18 조회수 7,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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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일부터 8일까지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갤러리 미래에서  박연순 개인전이 개최된다. 


박연순의 서예는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익숙한 풍경이다. 오늘 아침에 다녀온 조용한 산책로거나 한참 전에 거닐던 기억 저편의 고향 같은 포근한 느낌이다. 오랜 세월 연마한 그의 필력은 우리에게 익숙함과 친근함을 준다. 먹빛은 마치 촉촉한 생명의 기운이 가득 들어찬 것 같은 기운을 촉감으 느낄 정도로 생생하다.


그저 평범한 글씨일 뿐인데, 왜 박연순의 서예를 특별하게 바라봐야 할까? 적당히 잘 쓴 필력과 밋밋하지 않은 안정된 먹의 농담, 편안한 시선, 화면 전체의 구성력······. 그의 서예를 여기까지만 읽는다면 글씨의 첫인상만큼이나 심심할 것이다. 그러나 박연순의 서예가 눈에 익을 때 즈음, 어느 순간 필묵의 표현에 있어 절제와 숙련된 필법을 구사하고 있음이 발견된다. 글자의 짜임, 작품의 구성, 글씨의 품격 등이 무표정한 점이 있는 것 같지만 오로지 생동감을 자아내는 요소는 그의 삶이 겸손과 배려로 늘 타인들에게 모범이 되는 서예가라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박연순의 글씨를 읽으면서 느낀 점은 그의 고상한 미학적 사유와 서학에 대한 진념에서 우러나온 창작물이라는 것에 주목하게 된다. 한문서예는 물론 한글과 현대서예 분야에까지 자신의 정감과 개성을 충분히 표출하고 있다.


한문서예에서는 다양한 서체의 창작은 물론 작은 글씨와 큰 글씨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있어 그의 서력을 느끼게 한다. 한글서예는 캔버스에 서양화 재료로 표현한 한글 시리즈가 시선을 집중시킨다. 이는 박연순이 서예가로 본(本)을 세우고, 자기 자신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확신으로 새로운 작품세계를 완성해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화면을 채운 작품의 내용 또한 어려운 문구나 한시가 아니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의미를 두고 늘 소중히 사용하고 있는 한글이라는 점이 큰 매력이다. 이러한 작업 방향은 이 시대의 서예적 흐름과 요구를 충족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의 찬사를 보내고 싶다. 이 외에도 여러 작품들이 감상자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지만 그 중 한문 대작 《무애(無涯)》와 한글 대작 《솔》은 이번 전시를 대표한다.

한문 대작 《무애》를 보고 있으면 빨려들 것 같은 흡입력을 지녔다. ‘휘익’하고 공중을 한 번 휘감은 붓이 흰 여백을 내리친 필흔은 가히 압도적이다. 화면 가득 채운 먹빛은 넋을 놓고 있던 내 가슴팍까지도 생동감을 넘치게 한다.


특히 한글 대작 《솔》은 그의 고향인 전라북도 고창의 어느 산등성이에 홀로 서 있는 한 그루의 소나무를 연상시킨다. 박연순의 먹빛 소나무는 피부로 느끼는 촉감과 코끝을 자극하는 향기에 가깝다. 그의 소나무는 굳센 절개보다는 오히려 포근하다. 쉼 없이 상큼한 내음이 뿜어져 나오는 것 같아 작품을 마주할 때마다 그 표정이 다르다. 때로는 웃고, 때로는 춤을 추는 듯하다. 이는 창작에 있어서 박연순 특유의 공간처리와 작품 구성법으로 막힘이 아닌 소통의 여백으로 승화시켜내고 있기 때문이다. 소통으로써의 여백과 필흔, 이것은 박연순의 서예를 이해하는 또 하나의 키워드이자 이번 전시회가 갖는 큰 의미라고 하겠다.   - 손동준 | 중국수도사범대학 서법이론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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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남 기자 ggartdail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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