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명덕,하상림 2인展 - 길을걷다, 풀입의 사유

기사입력 2012.04.05 23:15 조회수 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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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예술은 시대적으로 요구된 어떤 흐름에의 동참 여부를 떠나 당대 현실의 무게를 상당한 정도로 감당해야 했다. 나아가 이 때의 예술은 보다 엄숙 자세로 진지한 권위와 무게를 견지해야 했다. 그런 점에서 과거의 한국현대미술은 ‘비장함의 미학’에 그 뿌리를 두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세기, 21세기로의 들어섬은 그 사회적 변화와 맞물려 한국 현대미술에서도 새 국면을 맞이하게 되는 전환점이 되었다. 다변화, 다층화의 정도가 점점 더 심화되어 가고 있는 시대를 맞이해, 예술도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삶에 대응하는 방식 자체의 전환을 요구 받게 되었다. 그런 변화의 가장 큰 요소 중의 하나는 아마도 ‘사소함의 미학’에 대한 주목을 꼽을 수 있다.

본 전시는 사진과 회화로서 각각의 작업세계를 꾸준히 전개시켜 오고 있는 두 작가를 통해 동시대 예술이 우리 삶을 어떻게 바라보고, 접근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하는 전시다. 주명덕, 하상림이 바로 그들이다. 사뭇 생소해 보이는 두 작가의 만남은 그 세대와 형식을 넘어 작업 내부에 담겨 있는 삶의 방향성에 대한 공감대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어서 그 의미가 새롭다. 그 공감대란 바로 앞서 밝힌 "사소함의 미학"에 의해 가능해진다.

▲ 하상림, Untitled-R1132, 130x130cm, Acrylic on Canvas, 2011


주명덕 작가는 일견 무의미해 보이는 도시적 삶의 단상을 기록하고, 또 웅장하거나 비장한 자연이 아닌 소소한 자연을 담아 왔다. 이러한 사진에 대한 접근은 곧 모든 위대한 가치와 의미는 사소한 곳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다는 작가적 성찰을 드러낸다. 하상림 작가는 삶과 "형태의 생명"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꽃", "씨앗" 등 식물 이미지들을 화면에 담아내면서 그만의 주제의식을 펼쳐왔다. 그리고 지난해부터 "풀"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그 같은 주제의식을 더욱 깊이 있게 발전시켜 가고 있다.

이는 삶의 눈높이를 더욱 더 낮추고자 하는 몸짓의 다름이 아니다. 이렇듯 두 작가가 각기 펼쳐온 작업세계란 결국 속속들이 그들 작업 여정과 삶의 궤적을 반영하는 것이자, 그럼으로써 곧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방향성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 주명덕, 제주, 1990


그런 맥락에서 이들의 작업에는 새로운 삶의 패러다임에 대한 시대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이런 이유로 두 작가가 하나의 전시로 만나는 것은 사소하고도 낮은 것의 소중함을 발견하고 우리 바깥의 얼굴이 우리의 스스로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나는 일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작가로서 그만의 작업세계를 구축해온 저력과 연륜에서 비롯된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이 주는 아늑한 무게감은 삶과 작업을 잘 경영해온 중견작가만이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이다.

두 작가가 그 형식과 세대는 다르지만 삶에 대해 견지하고 있는 “사소함의 미학”은 서로가 서로에게 닿을 수 있게 하는 징검다리가 된다. 이로써 두 작가의 “미적 동행”은 우리에게 아늑하고도 소중한 예술의 온기를 전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전시는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갤러리 잔다리(www.zandari.com)에서 4월 27일까지 열린다.


참여작가 :  주명덕, 하상림
전시일정 :  2012. 03. 08 ~ 2012. 04. 27
관람시간 :  Open 11:00 ~ Close 19:00
전시장소 : 갤러리 잔다리(gallery zandari)
전시문의 : 서울 마포구 서교동 370-12 / 02-323-4155

[오창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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