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준성展 - 움직이는 정물 moving still-life

기사입력 2012.03.29 12:07 조회수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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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준성, The Costume of Painter - Still Life with toy in bookcase

배준성과 갤러리 터치아트의 만남은 이번이 두 번째이다. 그와의 첫 번째 만남은, 2006년 10월 14일 터치아트의 개관전을 그의 개인전으로 마련하면서 그는 터치아트의 첫걸음을 함께해 주었다. ‘화가의 옷’이라는 타이틀로 마련된 그 전시회에서 그는 ‘렌티큘러 회화’라는 생경한 장르를 우리에게 선보이며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작품들은 이미 홍콩 크리스티경매에서 수천만 원에 팔렸고, 뉴욕 경매시장에선 작품 추정가보다 2배나 높은 가격에 낙찰되는 등 해외의 그림시장에서 먼저 인정을 받았던 작품들이었기 때문이다.

당시로서는 그 용어조차도 생소했던 렌티큘러란 평면적인 이미지를 3차원 영상물로 제작하여 입체적으로 만드는 기법을 말한다. 그는 어린 시절 마치 보물로 여기던 ‘변신 책받침’에서 영감을 얻어 평면적인 그림을 변신시키는 회화, ‘렌티큘러’를 새로운 장르로 개척했던 것이다. 당시 터치아트에 전시된 배준성의 ‘화가의 옷’들은, 그 그림을 바라보는 눈의 각도에 따라 그림 속 여인들의 옷은 입혀지기도 하고, 벗겨지기도 하여 작품을 감상하는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 배준성, The Costume of Painter - Doodling of Museum J, C.Monet gold dress

그는 “내 작업의 가장 중요한 속성은 들추기가 아니라 덮기, 내지 쌓기”라고 말했지만, 관객들은 한결같이 그것을 들추어 그 안의 이미지를 확인하려 했다. 그는 발가벗은 여인들의 몸에 옷을 입히며, 평면적이 그림에 동적이 에너지를 불어넣는 작업을 함으로써 보는 이의 깊숙한 마음 한 구석에 억제되어 있던 관음증觀淫症을 도발시켰던 것이다.

6년 만에 다시 만난 그는, 다양한 ‘움직이는 정물’을 선보인다. 그는 “정물(still-life)들은 생각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리듬을 제공한다. 그리고 그 리듬은 또 다른 정물들을 발생시킨다. 정물들이 발생시킨 또 다른 정물들은 그렇기에 한정적이지 않고 서술적이다.”라고 했다. 그의 정물에 대한 시각은 그저 조용함이나 고요함이 아닌, 동적인 에너지를 함유하고 있다는 데서 출발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 속 정물들은 결코 단면적이거나 정지되어 있지 않고 계속해서 움직이고 변화하며, 그 움직임을 통해 우리의 생각도 함께 끊임없이 움직여 리듬을 만들어 낸다.
 
▲ 배준성, The Costume of Painter - Phantom of Museum L, Nike with bouguereau js

유리창에 낀 성에를 닦아내면 목욕을 하는 여인들을 볼 수 있고, 나무에는 타잔과 원숭이가 날아다닌다. 책꽂이에 꽂혀있는 책들조차도 그저 가만히 있지 않는다. 빈 공간에 새로운 책이 쌓이고, 때론 펼쳐져있던 책들이 꽃병으로 바뀌기도 한다. 이렇듯 그는 그의 움직이는 정물 속에서 무한한 상상을 끄집어낸다. 또는 자신의 작품을 보는 이로 하여금, 무한한 상상을 강요한다.

특히 이번 전시회를 통해 처음 선보이는 ‘Peeling Wall Window’시리즈는 그림 속 여인의 옷을 벗겨보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더 나아가 유리창에 낀 성에를 닦아낸 사이로 목욕을 하는 여인들을 멀리서 훔쳐볼 수 있게 함으로써 보는 이들의 관음증을 더욱 도발시킨다. 이른 바 ‘들춰보는 그림’으로 유명해진 비닐시리즈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표현으로, 멀리서 움직이는 여인들을 훔쳐보는 이러한 장치는 관객들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 배준성, The Costume of Painter - Sculpture of Museum L, sketch girl
 
▲ 배준성, The Costume of Painter - J.L.Gerome, Pygmalion with angel


그리고 역시 새롭게 선보이는 영상 작품인 ‘트리시리즈’를 통해 ‘움직이는 정물’의 표현에 천착하는 배준성의 끊임없는 시도, 그 ‘움직이는 정물’ 표현의 한계는 과연 어디까지일까를 생각하게 한다.  - 터치아트갤러리


■ 작가노트
정물(still-life)들은 생각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리듬을 제공한다. 그리고 그 리듬은 또 다른 정물들을 발생 시킨다. 정물들이 발생시킨 또 다른 정물들은 그렇기에 한정적이지 않고 서술적이다.

이번 전시회는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에 위치한 터치아트 갤러리(www.gallerytouchart.com)에서 3월 30일부터 5월 9일까지 열린다. 

문의 :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1652-235 / 031-949-9435

[오창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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