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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2.02.16 00:18 조회수 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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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역사상 위대한 황제를 논할 때 항상 빠짐없이 등장하는 인물 중에 한 명이 당태종 이세민이다. 당태종은 고구려 공략 중 일어났던 안시성전투 등으로 우리나라 역사에도 잘 알려져 있다. 유방이 세운 한나라가 무너지고 조조, 유비, 손권 등으로 유명한 삼국시대가 열린 후, 중국은 조조의 위나라를 이은 진나라에 의해 잠시 통일 되었다가 곧 다시 수많은 나라가 일어서고 망하는 남북조시대가 열린다. 고구려가 동북아시아의 강자로 설 수 있었던 이유 중에 하나도 중국이 분열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수나라가 삼백 여년 만에 중국을 다시 통일했지만, 대규모 토목공사와 고구려 전쟁의 실패 등으로 반란이 일어나 삼십 여년 만에 망하고, 아버지 이연을 도와 그 후의 혼란을 수습하고 당나라를 세우는데 큰 공헌을 한 인물이 바로 당태종이다.

당태종과 신하들의 정치적인 문제에 대한 논의를 묶어서 펴낸 '정관정요'라는 책에서 당태종의 "무엇을 기준으로 현명한 군주라 하고 어리석은 군주라 하오?"라는 질문에 대한 당태종의 신하였던 위징의 답변이 바로 "군주가 영명한 까닭은 널리 듣기 때문이고, 군주가 어리석은 까닭은 편협되게 어떤 한 부분만을 믿기 때문입니다."로 시작된다. 당태종이 '정관의 치'라는 훌륭한 치세를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다양한 신하들의 의견을 항상 허심탄회하게 듣고 또 실천했기 때문이다.

리더는 모든 것을 다 잘 아는 사람이 결코 아니다. 어찌 한 사람이 모든 분야에 대해 전문가가 될 수 있겠는가. 조직을 운영하려면 기획팀, 재정팀, 디자인팀 등 수많은 부서가 필요한데, 한 리더가 다 안다는 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리더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각 분야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다양한 인재들을 만나서 좋은 의견을 들은 후 그 중에 어떤 의견을 실천할지를 판단하는 것이 바로 리더가 해야 할 일이다. 그래서 언제나 리더의 가장 중요한 일은 많은 인재를 구하는 것이요, 인재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은 후 실천하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수의 리더는 자신의 의견에 예스만 할 줄 아는 소수의 측근에게 의존하게 되고, 결국 다양한 의견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편협하게 조직을 운영하다가 망하고 만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에 선조가 어떠 했는가? 일본이 전쟁을 일으킬 거라는 수많은 의견은 무시하고, 편협하게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의견에만 귀 기울이다가 결국 7년동안 많은 백성을 죽이고, 온 국토를 황폐화 시켰다. 선조가 당태종처럼 신하들의 다양한 의견에 귀 기울일 줄 알았던 군주였다면 임진왜란은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전쟁이었다. 한 명의 무능한 리더 때문에 조선의 백성은 너무나 큰 고통을 겪었다.

4대강은 또 어떤가? 많은 전문가와 국민들의 반대 의견을 무시하고 이대통령은 '내가 해봐서 다 안다.'라고 말하며 편협하게 자신의 뜻만을 밀어 부쳤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그 무시무시한 뒷처리를 시작해야 한다. 얼마나 많은 세금이 또 필요할 것이요, 이미 파괴된 우리의 국토와 생태계는 어찌 할 것인가? 편협한 리더 한 명의 어리석은 선택 때문에 우리는 너무나 큰 댓가를 치뤄야 한다.

나이를 먹을수록 경험하고 아는 게 많아지면서 오히려 우리는 점점 더 편협해진다. 다양한 의견에 귀 기울이기 보다는 내 의견만이 옳다고 주장하고, 나와 다른 생각은 무시하곤 한다. 입이 하나이고, 귀가 두 개인 이유가 말하기 보다는 듣기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나의 주장을 앞세우기 보다는 타인의 의견을 한 번 더 들어 줌으로써 편협해지는 마음을 붙잡고, 다양한 의견에 귀 기울이는 열린 가슴을 만들어 보자. 세상은 결국 내가 바뀌어야만 바뀌게 될 것이다.

[정기석 기자 aeltr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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