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주머니 角囊, 조선 19세기, L.15cm
예로부터 하늘을 날아다니는 존재는 세속적 삶에서 벗어난 자유로움과 신성함을 지닌 것으로 여겨져 왔으며 그 중에서도 박쥐는 한자어 명칭인 ‘편복’의 복자가 행복을 의미하는 복福과 음이 같아 상서로운 날짐승으로 간주되었다. 박쥐 문양은 중국에서 명대 말기부터 청대에 걸쳐 유행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선시대 후기 청나라 풍속이 민간에 확산되면서 박쥐 문양이 길상吉祥의 의미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문양 중의 하나로 애용되었다.
박쥐 문양은 의복이나 장신구, 가구 및 도자기 등의 다양한 생활용품에 널리 사용되었는데, 특히 여성들이 사용한 화관, 족두리나 노리개, 댕기 등에 자손 번성의 기원을 담아 자주 장식되었다. 두 마리 박쥐의 도안은 복이 겹쳐 들어온다는 의미로 다복多福을 상징하였으며, 다섯 마리의 박쥐는 수壽, 부富, 귀貴, 강녕康寧, 다남多男이라는 다섯 가지의 복五福을 의미하였다. 이러한 박쥐는 사실적으로 묘사되거나 추상화된 모습으로 표현되기도 하며, 장수를 의미하는 ‘수壽’자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다. 박쥐 문양을 크게 다섯 가지 형태로 나누어 그 상징적 의미와 조형성을 살펴보는 본 전시에서는 생활 속에 삶의 꿈과 소망을 담아낸 선인들의 마음을 느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는 2012. 07. 31까지 이화여자대학교박물관 담인복식미술관에서 열린다.
문의 : 02-3277-3675 / museum.ewh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