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원의 그림에는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다. 마치 무대세트처럼 텅 빈 거리, 그리고 건물만이 묘사되고 있다. 왜 그럴까? 그녀는 그림을 통해 무엇을 알리고자 하는 것일까? 그녀의 그림은 일상의 단면을 다루되 그 일상의 모습이란 것이 분주한 인간의 삶이 아니라 삶에서 고독을 느끼는 사람의 절절한 내면이 투사된 그런 모습으로 다가온다.
그녀는 "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도시의 공간에서 고독과 우울을 헤아려 보고 싶다. 나 나름의 해석을 내린 고독을 통해 내면의 성찰과 위안을 찾아보고 싶다"라고 말한다. 이처럼 윤지원의 작품은 일종의 시간여행이다. 그것은 엄밀히 말하자면 작가의 의식이 과거와 현재사이의 계단을 오르내리며 얻어진 이미지들의 모음이라고 할 수있다.
▲ 산클레미오 광장 80 x 100cm oil on cavas 2012 그녀는 마음에 드는 풍경을 사진으로 기록하여 이를 바탕으로 작업하길 즐기는데 그것은 한때 그녀가 십수년 살아온 이태리의 밀라노 풍경에서 최근에는 잠시 귀국하여 둘러 본 한국의 풍경으로 점차 변화하고 있다. 바쁜 도시생활에서 잠깐식 마주치는 어느 순간에 무한대의 고독이 엄습한다. 나는 도시의 거리를 거닐면서 직접 찍은 사진에서 영감을 얻는다.
이러한 내면의 기록을 읽으면 그녀의 그림들이 어떤 상태에서 나오게 됐나하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 거리풍경을 대하는 그녀의 섬세한 감성은 슬픔을 연상케 하는 푸른색조와 도시의 우울한 분위기를 암시하는 회색조 그리고 그러한 우울 속에서도 결코 희망을 일지 않을 것을 암시는 하는 따뜻한 노랑 색조를 통해 투사되고 있다. 즉 우울과 고독으로 희망을 노래하는 역설이 깔려 있는 것이다.
그녀가 말하는 것처럼 그림 속 익명의 도시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의 군중 속의 고독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녀는 이러한 감정을 형상화하는데 성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