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나이에 미술을 시작하게 된 신선우작가는 허공을 내젓는 몸부림의 '당위성'을 찾는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한다 .
신작가의 작품에는 점, 선, 면의 조형요소들이 빼곡했다. 대부분의 작품에는 조형적인 요소들이 등장한다. 두껍게 칠해진 콜타르 같은 마띠에르에 나오는 선들, 파도가 일어나듯 선들로 이루어진 작품, 물감을 덧칠하여 생긴 면들에는 항상 선들이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조형적 요소들은 작가 자신의 과거라는 세월도 한 몫했다. 어렸을적 실을 관찰하며 궁금해 했던 점들과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학업을 하던 때, 도시 옆에 있는 바다에서 세월의 일면을 포착해 어머니의 주름이처럼 보여던 점들은 작가가 조형적인 요소들에서 과거의 경험을 끄집어내어 지극히 주관적인 표현을 통한 '존재'와 '성찰'을 엿 볼 수 있다.
이러한 창작과정과 감상과정은 구상과 비구상의 '사잇점'을 찾아내기 위한 작업시도와 어느 정도 상응하는 부분이 있어 보인다.
분명 작가는 작업을 통해 과거의 추억과 현실과의 실 타래를 통해 이어나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대안공간 눈 2전시실에서 제1전시실로 자리를 옮기자 '물오리 한 마리의 헤엄이 온 강을 적신다'라는 주제로 허성진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었다. 커다란 캠퍼스 위에 작가는 마음을 그려 놓은 듯 하다. 사라지고 지워지는 텍스트들은 관람자로 하여금 호기심을 자극한다.
과거 미술의 영역에서 텍스트는 그림에 종속된 채 의미를 첨가하는 역할을 해왔다. 보조적 수단으로 쓰이는 텍스트가 이젠 미술의 언어를 구사하며 반격하고 있는 것이다.
작가노트에 적혀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글귀에서 작가의 심성을 찾을 수 있다. 작가는 과거의 사랑이라는 아픔속에서 주제의 모티브를 착안했으리라 본다. 아픔 기억속에서 결단해야하는 심정들과 또한 다시 피어오르는 사랑의 욕망에서 지워지고, 다시 존재감으로 나타나는 일련의 반복 속에서 작가는 작품을 완성해 나간다. 마치 기억상실증 처럼 잊고 싶은 기억들, 그리고 다시 채워질 새로운 기억에 대한 작가의 심정을 엿 볼 수 있다.
신선우작가와 허성진작가의 전시는 아쉽게도 3월 10일에 끝나지만, 시간이 되시는 분들은 관람해도 좋을 듯 하다.
대안공간 눈
1전시실(허성진 - 물오리 한 마리의 헤엄이 온 강을 적신다)
2전시실(신선우-비구상의 구상성 연구)
주소 : 16253 수원시 팔달구 화서문로 82-6(북수동 232-3) / 031-244-4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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